밀실
그 해 봄에는 아무도
소리 내어 울지 않았고
촘촘한 그물이 자라나 땅을 뒤덮어
가만히 스며들어
너의 식민지에 나를 잡아 두었지
겨울엔 메마른 눈물이 조용히 쌓여
먼지와 잿더미 커다란 산을 이루고
가만히 숨죽이며
나의 작은 방에 엎드려 있었지
오늘 너에게 그을린
그림자의 재를 건네고
새카만 손으로 날개에 먼지를 털어
가볍게 날아올라
너의 식민지를 떠나려고 하네
너의 식민지를 떠나려고 하네
가볍게 날아올라
너의 식민지를 떠나려고 하네
나의 작은 방을 떠나려고 하네
그 해 봄에는 아무도
소리 내어 울지 않았고
촘촘한 그물이 자라나 땅을 뒤덮어
가만히 스며들어
너의 식민지에 나를 잡아 두었지
너의 식민지에 나를 잡아 두었지
나는 밀실에만 살 수는 없었지
사람은 밀실에만 살 수는 없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