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락에 핀 꽃
뒤쫓기고 쫓겨서 벼랑 끝에 서있었어
눈을 감고 그냥 뛰어 내릴까
한참을 망설였지
그때 누군가 내 등을 떠밀었고
낭떠러지 아래로 떨어졌어 끊임없이 떨려
바람이 피부를 베고 온 몸이 뒤틀려
단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고독과 혹독한 고통이
뼛속으로 스며들어 죽을것만 같아
이대로 죽긴 싫어
점점 어두워져 두 눈이 감겨
날 집어삼킬 듯한
거센 파도가 휘몰아치는
시퍼런 물속으로 천천히
내 몸이 젖어 들어가네
완전히 참을 수 없이 차가웠어
물에 빠진 나는
날지 못하는 작은 새
내 목에 잠긴 자물쇠를 풀어야돼
두 팔과 다리는 마비되고
숨을 쉴 수가 없어
발버둥치고 허우적대는 누군가
내 팔을 부드럽게 잡아당기는데
그곳엔 미소가 에쁜 소녀가
미끄러지듯 물속을 유영해
미소가 예쁜 소녀가
미끄러지듯 물속을 유영하네
미소가 예쁜 소녀가
미끄러지듯 물속을 유영하네
두 눈을 감고 내 팔가 다리를 멈춰
물 위를 떠다니며 새파란 하늘을 응시해
이 바람가 바다와 파도의 출렁거림을
몸으로 맞닥뜨리면서 잡은 손을 놨지
너와 나 동시에 소녀는
물속에서 세상과 대화를 해
가볍게 떨리는 가녀린 팔은
거침없이 물살을 가르고
매끄럽게 이어진 허리는
물방울을 튕기며
부드럽게 내게로 휘어지네
뭔가를 말하고 싶어하는
눈엔 담을 수 없는
세상의 무게가 눈망울 가득 맺혀 있고
다문 듯 다물어지지 않는
분홍빛 입술엔 남모르는
기쁨과 슬픔 환희와 절망이 짙고 깊게도
묻어 있어 나 지금 울고있니?
차갑게 떨고 있는 몸과 맘을 감싸고
말없이 손을 잡아당기네
미소가 예쁜 소녀는 그렇게
그곳에서 나를 기다렸지 언제나
미소가 예쁜 소녀는
말없이 손을 잡아당기네
미소가 예쁜 소녀는
말없이 손을 잡아당기네
뒤쫓기고 쫓겨서 벼랑 끝에 서있었어
눈을 감고 그냥 뛰어 내릴까 한참을 망설였지
그때 누군가 내 등을 떠밀었고
낭떠러지 아래로 떨어졌어
끊임없이 떨려 바람이 피부를 베고 온 몸을 뒤틀려
단 한번도 느껴보지 못한 고독과
혹독한 고통이 뼈속으로 스며들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