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되어

비가 오던 거리를 다른 여자와 걷다가
하마터면 너의 이름을 부를뻔 했다가
그랬다가 너의 잔상이 어딜가도 남아
있다는 현실에 좁아터진
이 서울을 떠나
매일 감옥같은 하루였지 뭐
죽도록 싫었던 너를 또
죽도록 그리워해
내 첫공연에 와줬던 여자
끝나고 가사 절었던 날 보며
웃으면서 소주 산다던 여자
기억해 만오천원짜리
싸구려 회를 먹고
한강 가로등 조명삼아 어색한 키스에
서툴고 순수한 촌놈이 세련되기 위해
생전 처음사봤던 향수는 독하고 찐해
다들 근사한 포장지 덮힌 사랑을 하래
상자가 비었대도 같은 표정인지 볼게
마음이 넓다는게
무슨 말인지 몰랐는데
아직 더 아플수있는거 보니 이해가돼
넌 비가되어 예고도없이 찾아왔다가
먼지가되어 흔적도없이 멀리 날아가
한 비가되어 네 이름에도
박혀있는 글자
비가 되어 비가 되어
넌 비가되어 예고도없이 찾아왔다가
먼지가되어 흔적도없이 멀리 날아가
한 비가되어 네 이름에도
박혀있는 글자
비가 되어 비가 되어
자존심 하나는 불같았던
우린 서로 재떨이 같이
불만 받아주다 끝났지
비가 고인 웅덩이에
발을 빠져보니 알게됐어
너가 내 인생에 얼마나 깊은지
3년의 만남 3초만에
끝나버리고 난 후에
다른여자에게 사랑한단말을 자주해
참 쉽더라고 마음사고 팔기 쉽더라고
근데 내 마음 달라니까 참 싫더라고
지금 이 화산같은 감정을 두번다신
감당할 자신이 없어서 그래서 겠지
몇번 만나봤던 여자들은
똑같고 비슷해
널 기억하는 향수마저 독하고 찐해
니가 알던 나는 예전의 그 놈 맞아
잘못하고 잘 못해주다 끝난 그 놈 맞아
오늘은 핸드폰대신 공중전화로 걸어
그럼 내가 누군지
궁금해 할것만 같아서
넌 비가되어 예고도없이 찾아왔다가
먼지가되어 흔적도없이 멀리 날아가
한 비가되어 네 이름에도
박혀있는 글자
비가 되어 비가 되어
넌 비가되어 예고도없이 찾아왔다가
먼지가되어 흔적도없이 멀리 날아가
한 비가되어 네 이름에도
박혀있는 글자
비가 되어 비가 되어
항상 비가 쏟아지는 날이면
네 생각이나
세상을 적시고 쓸어가도 제자리야
또 이 망할놈의 날씨는 항상 제각기야
우린 같은 곳을 봐도
서로 다른생각하지
아무도 우리 사이에 뭐라 하지 못해
제발 그런 놈들은
좀 멀리 두라고 말했잖아
내가 정말 많이 사랑했던 여자
이젠 멀리날아가 돌아오지말아